야간순찰 일기2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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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화장실 바닥에서,
어떤 이는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어떤 이들은 텐트 속에서,
어떤 이들은 노상에 박스나 은박지 깔판을 깔고
이불을 덮고 자고 있었습니다.
역전으로 가는 길의 한 사람은,
음식점 앞에 누워 오그라진 채로 자고 있어
동원참치 형제님이 들고 나온 침낭을 바닥에 깔고
그 안으로 밀어 넣어 지퍼를 닫고 핫 팩을 넣어준 뒤
"죽지 말라"고 기도를 해 드리고 역 지하도에 내려갔습니다.
셔터 문 경계선에서
몇 개의 얇은 옷들을 덮고 자는 형제를 발견하고
햄버거와 핫 팩을 드리고 돌아서는데
이불을 덮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3. 마지막으로 역 대합실 중앙통로로 올라갔습니다.
거기에 가니 6명이 노숙하고 있었습니다.
다 이불이 없고,
박스 위에 누워 떨면서
오그라진 채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침낭이 하나 밖에 없고, 이불도 없어서 일단 햄버거와 핫 팩을 드렸습니다.
그 중 한 명에게만 침낭을 드리고
나머지 사람을 바라보니
추위에 떨다가 일어나 햄버거를 먹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짠해왔습니다.
그중에 한 번 성경통독과 등산을 같이 다녀온
오영환 형제가 박스 위에 오그리고 있어서 깨웠더니
부은 얼굴로 몸을 조금 일으켰습니다.
“왜 이렇게 나와서 노숙해요?,
쪽방을 얻어 줄 테니 들어가 생활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노숙하다가 죽을 생각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아니 왜 죽을 생각이냐?” 고 물었더니
"죄가 많아서" 라고 답합니다.
‘아!, 코로나와 추위가 이들을 죽이기도 하지만
죄와 방탕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 몰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죄와 사망의 세력의 무서운 지배력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는 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지만
그 무엇으로도 발견할 수 없는
마음속의 죄가 무서운 힘으로 생명의 숨통을 옥죄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4. 코로나와 추위가 휩쓸고 있는 12월의 노숙자들에게는
은박지 깔판과 이불이나 담요 침낭과 영양제 같은
육신적인 필요품과
절대적인 하늘의 죄 사함의 솜으로 만들어진
은혜의 이불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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