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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길사 봉사 체험기사] “당신이 그랬듯 더 낮은 곳으로” 봉사활동 열 시간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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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길사   조회Hit 44   작성일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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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사순절 프로젝트는 자원봉사다. 절제와 경건을 훈련하는 탄소금식, 미디어금식에 이어 이번엔 나눔과 사랑의 실천으로 사순절을 의미 있게 보내기로 했다. 목표는 봉사활동 열 시간 채우기. 우선 봉사를 의무로 해야 했던 학창시절 이후 제대로 된 자원봉사를 해 본 적이 없다는 부끄러운 현실부터 마주해야 했다. 분명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는 가르침을 지키며 살고자 했지만, 돌이켜보면 나와 가족의 안위만을 챙기기 급급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선뜻 손을 내미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가진 것을 나누는 데에는 점점 인색해졌다.

어색함을 뒤로하고 어떤 봉사활동을 할지 고민을 시작했다. 잊고 있었던, 아니 모른 척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작은 희생이 큰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 지난 열 시간의 자원봉사는 자꾸만 높은 곳을 향하던 시선을 낮은 곳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셨던 예수님의 시선은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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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시간의 자원봉사는 자꾸만 높은 곳을 향하던 시선을 낮은 곳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됐다.

영과 육을 살찌우는 양식
먼저 예전에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사단법인 사막에길을내는사람들(이하 사길사)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하기로 했다. 사길사 이사장 임명희 목사는 35년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인들에게 점심식사를 나누고 있다. 점심시간에 맞춰 찾아간 사길사 주방에서는 열 명 남짓한 봉사자들이 도시락을 포장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쌀밥 위에 먹음직스러운 제육볶음을 얹은 도시락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졌다.

200인분의 도시락 포장이 완성된 후 광장으로 나르는 일이 기자에게 주어졌다. 도시락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서둘러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수많은 이들을 배불리 먹이셨던 예수님의 심정이 이랬을까. 제법 따사로운 봄 햇살이 내리쬐는 쪽방촌 다리 밑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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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서둘러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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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다리 밑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시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서울의 노숙인 수는 3,895명으로 확인됐다.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리도 풍족한 시대에 집 없이 떠도는 사람들이 수천 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날 무료급식을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대부분의 노숙인들은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를 겪고 있다고 했다. 당연히 전염병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길사는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시기에도 무료급식을 중단할 수 없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대한 감사와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찬양과 말씀 선포 이후에 줄을 선 사람들에게 도시락을 차례로 전달했다.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한 사람씩 눈을 마주치며 맛있게 드시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들에게 전해진 말씀과 도시락이 굶주린 영과 육을 살찌우는 양식이 되길 기도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던 예수님처럼 살겠노라 다짐했다. 도시락을 받은 사람들은 광장 구석으로 흩어져 길바닥에 대충 앉아 끼니를 때웠다. 모두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 뒷정리까지 하고 나니 두 시간 정도 흘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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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한 사람씩 눈을 마주치며 맛있게 드시라고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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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전해진 말씀과 도시락이 굶주린 영과 육을 살찌우는 양식이 되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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